어릴 적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던 로봇 집사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청소기 로봇이 거실을 돌아다니고,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펫 로봇이 출시되며, 이제는 사람을 따라다니며 가전을 제어하는 스마트홈 에이전트까지 등장했습니다. 로봇이 빨래를 개고 설거지를 하는 세상은 생각만 해도 편리합니다. 하지만 보안 전문가의 시선으로 보면 이 편리함 뒤에는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할 질문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우리 집 안방까지 들어온 이 로봇의 눈과 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로봇이 집안일을 돕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해야 합니다. 로봇 청소기가 가구에 부딪히지 않으려면 카메라와 센서로 집 내부 지도를 그려야 하고, 집주인의 명령을 알아들으려면 마이크가 24시간 켜져 있어야 합니다. 즉, 가장 사적인 공간인 우리 집의 구조, 가구 배치, 그리고 가족 간의 대화 내용까지 로봇이라는 기기를 통해 데이터화된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이 데이터가 어디로 흘러가느냐입니다. 대부분의 스마트 로봇은 수집한 정보를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해 처리합니다. 기업들은 데이터를 암호화하여 철저히 관리한다고 말하지만, 해킹의 위험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운 시스템은 없습니다. 만약 로봇 청소기의 카메라가 해킹된다면, 우리 집 거실은 전 세계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는 생중계 현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로봇 청소기가 찍은 민감한 사진이 유출되어 논란이 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물론 우리의 안전을 위해 설치한 CCTV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에는 실외뿐만 아니라 실내에도 CCTV를 설치하여 반려견의 행동을 지켜보기도 하고 외부로부터의 침입에서 좀 더 자유로워졌지만 카메라 렌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
그렇다고 기술의 혜택을 포기하고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받아들이되, 주도권을 우리가 쥐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민감한 데이터를 외부 서버로 보내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로봇을 구매할 때는 이러한 보안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지, 카메라 덮개 같은 물리적인 차단 장치는 있는지 확인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편리한 가사 도우미가 감시자가 되지 않게 하는 것, 그것은 결국 사용자인 우리의 관심과 똑똑한 감시에서 시작됩니다.
와이에스엠경영컨설팅 윤수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