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시작하는 많은 이들이 범하는 가장 치명적인 실수는 바로 욕심이다. 내 제품은 품질이 좋으니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그리고 타겟을 좁히면 매출이 줄어들까 봐 두려워하는 그 마음이 오히려 독이 된다. 마케팅의 본질은 역설적이게도 포기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모든 사람에게 말을 걸려고 하면, 결국 그 누구의 귀에도 들리지 않는 소음이 될 뿐이다.
오늘은 마케팅의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핵심적인 뼈대가 되는 STP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STP는 시장 세분화(Segmentation), 타겟 선정(Targeting), 그리고 포지셔닝(Positioning)의 약자다. 이는 단순히 교과서에 나오는 이론이 아니라,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자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이다.
첫 번째 단계는 시장을 쪼개는 세분화 과정이다. 우리가 마주한 시장은 거대하고 혼란스럽다. 그 안에는 20대 대학생도 있고 50대 은퇴자도 있으며, 가성비를 따지는 사람과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사람이 섞여 있다. 이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보고 똑같은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허공에 주먹질을 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이 거대한 시장을 나이, 성별, 지역 같은 인구통계학적 기준이나 라이프스타일, 구매 패턴 같은 심리적 기준으로 쪼개어 바라봐야 한다. 나의 잠재 고객들이 어떤 기준으로 뭉쳐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시장을 나누었다면 이제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시간이다. 바로 타겟팅 단계다. 이 과정은 경영자에게 고통을 수반한다. 왜냐하면 타겟을 정한다는 것은 내가 선택하지 않은 나머지 시장을 과감히 포기하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자원은 한정적이다. 시간도, 예산도, 인력도 무한하지 않다. 그렇기에 우리는 승산이 있는 곳, 우리의 가치를 가장 높게 사줄 수 있는 특정 그룹을 찾아내야 한다. 그들이 가진 결핍이 무엇인지, 무엇을 간절히 원하는지를 파악하고 그들에게 우리의 모든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
마지막은 고객의 뇌리에 깃발을 꽂는 포지셔닝이다. 타겟 고객이 정해졌다면 이제 그들의 머릿속에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인식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제품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경쟁자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는 무엇이 다른지, 왜 굳이 우리여야만 하는지를 정의하는 과정이다. 가장 저렴한 브랜드가 될 것인가, 가장 고급스러운 브랜드가 될 것인가, 아니면 가장 친환경적인 브랜드가 될 것인가. 고객이 특정 카테고리를 떠올렸을 때 우리 브랜드가 가장 먼저, 그리고 명확한 이미지로 떠오를 수 있도록 자리를 잡아야 한다. 애매한 위치에 있는 브랜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결국 마케팅은 뺄셈의 미학이다.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걷어내고, 우리를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명확한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지금 당신의 사업을 돌아보길 바란다. 혹시 불특정 다수에게 사랑받기 위해 애쓰며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가. 두려움을 이겨내고 시장을 쪼개고, 타겟을 좁히고, 날카롭게 파고들어야 한다. 뾰족한 송곳만이 두꺼운 시장의 벽을 뚫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업은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작업이 아니다. 어떤 것을 상상하든 여러 분이 생각하는 제품은 이미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 만약에 여러 분이 상상한 상품이 세상에 없다면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아이템이거나 시장에서 팔릴만한 상품이 아닌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다면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시장성이 떨어지는 아이템일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와이에스엠경영컨설팅 윤수만 소장 (AI비즈니스/AI활용코칭/AI리스크관리/마케팅/해외마케팅)

